보도자료

물오른 국내 항암신약개발 역량, 이제 효율적 활용할때

2015-05-221,220

[기고]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2015.5.22.)

IMS 보건의료정보학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도의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은 전년 대비 10.3% 증가하여 약 108조원을 돌파했고 2018년에는 그 시장 규모가 약 16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암신약 연구분야는 다른 질환의 신약개발에 비해서 그 성공확률이 매우 낮지만 생화학과 분자생물학 기술이 접목되면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수십 년간 계속된 수백 건의 항암 신약의 임상 시험에도 불구하고 암 사망률의 큰 변화가 없다가 지난 5년 동안 표적치료제가 14.5% 증가 하면서 암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 지난해에는 암 진단 이후 5년 이상 생존 비율이 3분의 2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종양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경험 있는 고급인력과 정보들은 더 이상 빅 파마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고 이제는 연구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작은 회사들과 누가 먼저 협력관계를 맺을 것인지가 신약개발의 핵심 성공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원 개발자 입장에서는 항암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긴 기간 동안 중간단계마다 그 성공 잠재성이 과연 기술거래시장에서 매력적인 수준인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상위 제약사에서만 신약개발을 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소수의 연구개발자들이 모여 가상 회사(Virtual Company)를 설립하고 아이디어와 기술, 자본을 자유롭게 집적해서 상업화하는 움직임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바로 이런 생태계에서 혁신 신약이 탄생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8년부터 우리 정부가 고민하며 기획했던 사업이 있다. 국가가 자본을 대고 연구원, 임상개발자들이 함께 모여 산재해 있는 아이디어, 연구성과, 특허들을 한곳에 집적하고 산업계 전문가와 임상 의사들이 통합적으로 재평가하고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Bridging and Deveopment, National OncoVenture’ 사업이다.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정부출연금 1,200억원을 투자하고 5년이 경과되면 4개의 기술이전과 1개의 항암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고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2011년에는 ‘시스템통합적항암신약개발사업단’이 출범하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체 예산은 1/3 이상 줄었고 단순계산을 해봐도 5년 동안에 5개의 성과를 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필요한 예산이 적절하게 투입되지 못한 채 이 사업의 타당성을 시험하는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시도에 반신반의했다. 사업단의 사업구조는 기존의 정부 사업과 매우 이질적이었다. 물질의 원 개발자들은 사업단 주도의 개발을 위해서 물질을 기탁하면서 사업단으로부터 연구비를 받지 않고, 사업단은 물질에 직접 개발비를 집행할 뿐 아니라 공동개발형식으로 물질을 개발한다.
사업단은 기술료를 기존 정부사업처럼 환급받지 않고 수익이 나는 경우에만 원개발자와 그 수익을 배분하게 되는데, 수익은 아예 없을 수도 있고 굉장히 클 수도 있다. 이 사업의 운영 자체가 매우 도전적이었다. 정부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업의 성공을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큰 기대도 못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는 성과들이 이미 3년차 연구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생명공학연구원 NOV110101의 사노피와 물질이전계약, 경희대학교 NOV130201의 캐비온과 물질이전계약, 한미약품 NOV120101의 중국 판권의 루예사 라이선스 아웃, 한미약품 전 세계(한, 중 제외) 판권의 스펙트럼사 라이선스 아웃 계약 등이다.
이로써 우리 원개발자가 받을 기술이전료는 최소 4,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계약기간동안 거둬들일 경상기술료 예상치만도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금액만으로 그 값어치를 환산하는 것은 항암신약개발의 가치를 평가절하는 것일 수 있다. 연구개발과정의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는 우리나라 글로벌 항암신약개발능력 배양이라는 큰 자산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Virtual Company 형식 영리기업의 논리와 정부사업이라는 공공 이익의 미션을 동시에 가진 조직이다. Virtual Company 의 관심은 오로지 성공적인 항암신약개발이다.
일단 가능성 있는 과제를 선택하고 나면 고도의 집중력으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 여부를 빨리 점쳐 볼 수 있다. 원 개발자 입장에서 이 조직은 나로부터 이득만을 취하려는 영리기업이 아니라 원 개발자 자신의 역량 쌓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기다려줄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는 정부 비영리단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단기간에 이득이 나지 않는다고 국가는 도산하지 않는다. 국가는 이 과제를 통해서 산업이 활성화되고 고용이 창출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과정이 까다로울 수는 있지만 원 개발자는 자신의 과제를 객관적으로 검증 받을 뿐 아니라 스스로의 역량도 쌓고 국익에 기여할 수 있는 명분도 생기게 된다. 이렇게 축적된 개발역량과 경험은 우리나라 신약개발자들의 기타 연구과제의 성공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 사업단 운영이 우리에게 준 교훈은, 우리나라 항암신약의 개발수준도 가능성 있는 소수의 개발과제에 자원을 집중한다면 충분히 검증 가능할 만큼 빨리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은 첫째, 사업단이 물질을 주도적으로 개발하면서 객관성과 주인의식이 공존하는 개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둘째, 고위험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도전할 수 있었으며, 셋째로는 국내외 분야별 전문 인력 네트워크를 연결해 낼 수 있었던 연구개발시스템 구축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글로벌 항암 신약연구개발의 역량은 물이 올랐다.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이들을 통합해 낼 수 있는 노하우를 쌓았고 비로소 각 부처에 존재하는 여러 자원들이 잘 어우러져 굴러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을 하나로 묶고 통합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비용 효율적이며 고수익의 비즈니스모델이 될 것이다. 이제 이 시스템을 어떻게 더 잘 활용해야하고 어떻게 더 확장하여 자생력 있게 만들 것인가를 산학연관 모두가 고민해야 될 때가 되었다.

http://www.yakup.com/news/index.html?nid=185488&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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