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시장동향

전문가기고 [정경채] Myc 저해제 개발 동향

2018-04-23251

Myc 저해제 개발 동향

(정경채, 국립암센터 )

1. Myc은 무엇인가?

암은 인류의 무병장수에 크나큰 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생명과학의 여느 분야보다도 암에 대한 연구는 보다 체계적이고 상세하게 이루어져왔으며, 암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수백 가지의 유전자를 발견하여 이들을 종양유전자(oncogene)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 종양유전자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제어될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정상 조건을 벗어나면서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Myc도 마찬가지이다. 원래는 배아세포와 같은 줄기세포가 분열할 때, 그 과정이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 역할의 소임을 타고 났으며, 더 이상 성장하거나 분열할 필요할 없는 일반세포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은 상태로 잠들어 있다. 다만, 세포분열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성체줄기세포와 같은 곳에서는 엄격한 제어 하에서 여전히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Myc은 인간 유전자의 15%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반감기가 20~30분으로 역할이 끝남과 동시에 소멸하게 되어 있다.

Myc family는 Myc(흔히 c-Myc이라 부름), L-Myc(MYCL), N-Myc(MYCN), L-Myc(MYCL1)로 구성된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의 하나이다. 이들은 모두 Max라는 단백질과 이합체(dimer)를 형성하고 E-box(CACGTG)라는 promoter site에 결합하여 cyclin, CDK, TERT와 같이 세포주기 조절 및 분열을 조절하는 인자를 발현시킨다. 뿐만 아니라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암세포의 면역회피 기전과 암세포 대사 신호에서도 주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Myc의 유전자는 8q24에 위치하는데 여러 암종에서 amplification과 translocation과 같은 유전자 이상으로 과발현이 발견된다. 정상적인 줄기세포에서는 p53이 Myc의 기능을 적절히 제어하고 있으나, 암세포에서는 통제 수준을 넘어선 과발현이나 p53의 기능 상실로 인해 종양유전자인 Myc이 높은 활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Ras mutation과 동반하여 진행이 빠르고 전이성이 높은 암의 특성을 유발한다.
이러한 Myc의 과발현은 대부분의 혈액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종에서 발견된다. Chi Van Dang(현 루드비히 암 연구소 연구소장)이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에 연구처장으로 있을 때 암으로 사망한 환자의 종양을 분석한 결과, 약 70%에서 Myc의 과발현이 발견되었고 전체 사망자 중 20%는 순전히 Myc 때문에 사망했다는 결과를 발표한다. 다양한 임상적 분석이 시초가 되어 암세포에서 과발현된 Myc의 기능을 억제할 경우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사멸에 이르게 할 뿐만 아니라 기존 항암제 내성이 감소하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낸다는 여러 실험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Myc의 과발현이나 활성을 제어하는 것이 새로운 항암제 타겟으로 주목 받게 되었다.

2. 항암제 표적으로서의 Myc: 다시 찾은 관심

Myc 유전자는 1980년대 초 버킷림프종(Burkitt lymphoma) 환자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당시 수년 전부터 가금류의 골수세포증을 유발하는 조류골수세포증바이러스(avian myelocytomatosis virus)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었으며 이 유전자를 v-myc이라 명명하였는데, 버킷림프종의 암세포는 면역글로불린유전자와 상호 염색체 translocation를 보여 주며 과발현되는 유전자를 확인해보니 v-myc과 유사한 유전자로 밝혀졌다. 그래서, 새로 발견된 인간 유전자는 c-myc으로 명명되었다. 이렇게 발견된 Myc은 다양한 암종에서 과발현이 발견되었지만 당시에는 전사인자를 항암제의 표적으로 인식하지는 않는 분위기였으며, 다만 암의 진행 정도와 전이성을 판가름하는 지표로 여겨져 왔다. 이에 대한 주된 이유는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저해제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receptor나 kinase가 주목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간 항암제는 고전적인 cytotoxic drug에서 벗어나 암세포 특이적인 표적을 제어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어 왔다. 그 표적은 receptor부터 시작하여 각종 kinase와 secondary messenger까지 매우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고, 많은 신약들이 항암제 시장에 진출해 임상에 적용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신약 후보물질들이 임상시험 중에 있다.

하지만 오랜 임상 적용에서 이들 항암제의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견되었다. 약물이 결합하는 부위가 변형되는 유전자 돌연변이(mutation)가 발생하여 약물이 결합하지 못하거나 차단된 신호를 우회(bypass)하는 신호가 증가됨으로써 약물에 대한 반응성이 낮아지거나 내성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항암제의 표적은 조금 더 downstream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 좋은 예가 receptor-TKI → B-Raf → MEK/Erk로의 이동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돌연변이나 우회신호가 발생하다 보니 그 다음의 치료제, 다시 말해 2세대, 3세대 항암제가 등장하거나 준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양한 표적 항암제의 개발에서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최근 들어 전사인자가 다시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신호의 최종 종착지가 바로 문지기(gatekeeper)라 불리는 전사인자이기 때문이며,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을 차지하는 Myc이 집중 포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암세포에서 Myc의 돌연변이는 거의 발견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돌연변이에 따른 내성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앞서 소개하였듯이 Myc의 역사는 수십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매력적인 표적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왜일까? 첫 번째 이유는 저해제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Myc은 receptor나 kinase처럼 ligand binding site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소분자물질이 끼어들어갈 공간에 대한 힌트가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부 시도해보는 수 밖에 없다. 그나마 3차원 구조라도 정확히 알려져 있다면 가상탐색(virtual screening)에서 힌트라도 얻을 수 있겠지만 full length나 recombinant Myc이 워낙 solubility가 낮아 이조차도 제대로 알려진 자료가 없다(*2003년 Cell지에 발표된 것이 있으나 이는 artificial dimer protein임). 게다가 Max와 이합체를 형성하는 부위는 단백질 이합체에서 흔히 발견되는 leucine zipper domain으로 높은 선택성 없이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매력적일 수는 있지만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기에 다들 꺼려하던 표적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Myc은 성체줄기세포에서는 여전히 발현 수준이 높게 유지되며 그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전신적인 Myc 저해제 투여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iPS cell 연구에 선두주자이던 야마나카 신야 교수팀이 2007년에 ‘줄기세포에서 c-Myc은 성장과 분열을 촉진할 뿐이지 필수는 아니다’라는 발표를 하였고, 2008년에는 Myc 저해제 개발팀이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Myc을 저해할 경우 상처 치유가 더디어질 뿐 심각한 문제는 없었으며, 이러한 문제는 Myc을 저해하는 암치료 기간이 지나면서 회복되었다.’라고 Nature지에 발표하게 된다. 이로써 Myc 저해에 따른 전신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잠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배경 속에서 Myc은 항암 표적으로 그 가치를 재조명 받게 되었고 항암제 연구진들은 본격적으로 Myc 저해제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하였다.

3. Myc 저해제 개발 동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Myc은 매력적인 항암 표적으로 부각되었으나 핵에 존재하고 ligand 결합부위가 없으며 극히 제한된 선택성 때문에 많은 저해제가 개발되어 있지는 않다. Myc을 억제하려는 첫 번째 시도는 30여년 전 antisense에서 시작되었으나 약물전달과 지속성의 문제로 지금은 소분자화합물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직접 및 간접 표적화, PPI(protein/protein interaction) 및 DNA 상호 작용 억제제, translation 및 expression 조절을 포함하여 다각도로 저해를 시도하려는 전략이 등장했다. 이중에 Myc 저해제 개발의 돌파구를 보여준 것이 Myc dominant negative mutant 인 Omomyc인데 전신적인 Myc 저해가 정상세포에 미치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켜 주었을 뿐만 아니라 암 치료를 위한 표적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해주었다.

3.1 직접 저해제

직접 Myc 저해는 선택적으로 Myc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전사인자로서 Myc의 기능을 직접 저해하는 방식이다.
그 첫 번째 예는 Myc의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으로 G-quadruplex stabilizer, 그리고 myc의 antisense DNA와 siRNA가 이에 속한다. G-quadruplex(G4-DNA라고도 함)는 guanine이 풍부한 서열에 의해 DNA에서 형성된 3차 구조인데, myc 유전자 프로모터의 NHE III(1) 영역에 있는 purine이 풍부한 가닥은 G-quadruplex를 형성하고 있어서 G-quadruplex stabilizer로 알려진 cationic porphyrins, quindolines, 백금 복합체 및 ellipticine이 myc 유전자 프로모터에서 G-quadruplex를 안정화시켜 Myc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Myc에 특이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G-quadruplex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선택성이 결여된다.

이에 반해, myc antisense oligonucleotide는 매우 높은 선택성을 보인다. 실제로 Myc 저해제로 가장 먼저 임상시험에 진입한 물질이 이들이다. 대표적인 물질이 INX-3280와 INX-6295인데 림프종과 고형암을 표적으로 임상 1,2상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짧은 반감기와 세포 내 약물전달 문제로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개발이 중단되었다. 이후로도 oligonucleotide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phosphorodiamidate morpholino antisense oligomer (PMO) 방식의 antisense인 AVI-4126가 등장하여 임상 2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기도 하였으나, 역시나 불량한 PK 프로파일과 여러 제한성 때문에 개발이 중단되었다.
antisense oligonucleotide와 마찬가지로 siRNA 또한 매우 높은 선택성을 지니기 때문에 myc 유전자 특이적으로 발현을 억제할 수 있다. Myc siRNA로 임상에 진입한 물질은 DCR-MYC이 대표적인데, 이번에는 약물전달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lipid nanoparticle을 이용하였으나 그 효과가 매우 미약하여 결국 이 또한 개발이 중단되었고, 이 후로 antisense oligonucleotide나 siRNA를 이용한 시도는 더 이상 시도되지 않았으며 단지 암세포나 동물모델에서 POC에 이용되고 있다.

다음으로 시도된 방식은 Myc의 일부 domain 형태를 세포 내 주입하거나 유전자를 도입해 발현하게 만드는 형태로 Myc과 결합하거나 dimerization 파트너인 Max와 결합하여 Myc의 전사인자로서 활동을 억제하는 형태인데, 대표적인 것이 Omomyc으로 이는 Myc의 이합체 부분인 leucine zipper (LZIP) 부분을 모사한 miniprotein의 일종이다. Omomyc은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동물모델의 개체 내에 전신 작용을 함으로써 암 치료효과와 더불어 전신 독성에 대한 우려를 잠식시킨 성과를 거두었으며 Myc의 기능적 연구에도 꾸준히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임상으로의 적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의약품으로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소분자물질일 것이다. Myc 직접 저해제 소분자물질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Myc/Max의 이합체 형성을 억제하는 물질과 이 이합체가 promoter인 E-box DNA에 결합하는 것을 억제하는 물질이 그것이다. Myc/Max의 이합체 형성을 억제하는 물질은 PPI inhibitor에 속하며 흔히 알려진 Myc 직접 저해 소분자 물질의 대부분이 이에 속한다. 이들의 표적 부위는 leucine zipper로 Myc 혹은 Max의 해당 부위에 결합하여 파트너의 접근을 막는 형태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leucine zipper는 다양한 단백질에서 흔히 발견되는 단백질/단백질 결합 모티브로 선택성을 지니기 어려운 부위이다. 실제로 leucine zipper에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진 IIA6B17, NY2267 외의 대부분의 화합물들은 Myc/Max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 c-Jun/Fos에 대해서도 거의 동일한 저해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나마 10058-F4라는 화합물은 몇 배 정도의 선택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추후 이는 Myc의 발현을 일부 감소시킴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고 이 또한 선택적인 발현 억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10058-F4는 42 µM 정도의 KD 값을 보였는데, 최적화 과정을 진행하면서 20 µM 수준까지 낮추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낮은 선택성을 보이며 뿐만 아니라 in vivo에서 빠른 분해로 인해 동물모델에서는 효과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약품으로 개발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판단되는 부류가 Myc/Max 이합체의 DNA 결합을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물질이다. 앞의 이합체 형성 domain인 leucine zipper는 보편성으로 인해 Myc에 특이적인 선택성을 지니기가 어려웠지만 DNA 결합 부위인 basic domain은 전사인자마다 특이적인 구조와 amino acid sequence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선택적인 저해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다만, 3차원적인 단백질구조 측면에서 소분자화합물이 결합할 것이라 예상되는 부위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초기 유효물질을 도출하기가 쉽지는 않으며 말 그대로 엄청난 시간과 인내의 노력이 필요하다.
Myc/Max가 DNA에 결합하는 것을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화합물로 먼저 알려진 물질은 MYRA-A와 NSC308848이었으나, NSC308848은 추후 대부분의 전사인자에 대해서 영향을 주는 낮은 선택성이 확인되었다. MYRA-A는 EMSA (Electrophoretic Mobility Shift Assay)를 이용한 protein assay 상에서 12.5~100 µM, reporter assay에서는 10~20 µM의 IC50가 확인되었으며, Myc 의존성이 높은 암세포에 대해 수~수십 µM에서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in vivo 동물모델에서는 그 효과가 입증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십 µM 수준에서는 DNA에 intercalation한다는 부작용이 확인되어 의약품으로서 개발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후 실질적인 의약품으로 개발이 가능한 수준의 IC50를 가진 것으로 보고된 DNA 결합 저해물질이 등장하는데 KSI-3716이라는 물질로 EMSA와 reporter assay 상에서 수백 nM, Myc 의존적 암세포에서 1 µM 수준의 IC50가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방광암 세포를 이용한 동소성(orthotopic) 모델에서 5 mg/kg를 주 2회 요도 주입한 결과 종양의 성장을 완전히 억제 또는 완전관해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KSI-3716은 Myc/Max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Jun/Fos에 대해서는 저해하지 않는 높은 선택성을 보였으며 MYRA-A와 같은 DNA 삽입 현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시험 결과를 보았을 때 Myc 직접저해제로서는 의약품 개발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KSI-3716 자체는 전신 투여 시 대사물질이 심장독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해당물질 개발 팀은 3차원 구조분석을 통해 이를 해소한 새로운 후보물질을 개발하여 전임상 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9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Myc의 안정성을 감소시켜 분해를 촉진하는 물질과 Myc의 결합 부위인 E-box DNA에 끼어들어가는 물질들이 연구되었으나 낮은 선택성으로 인해 실질적인 개발은 진행되지 않았다.

3.2 간접 저해제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기존의 저해제 개발 시각에서 본다면 직접적 Myc 저해제 개발에는 현실적인 난관이 너무나 많다고 여겨져 왔다. 그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은 Myc의 전사 단계나 안정성, 활성의 조절에 중점을 둔 간접적인 접근법을 선택했다. 다음으로 Myc의 전사, 번역 및 안정성뿐만 아니라 전사 인자로서의 활성을 제어하는 이러한 대체 접근법을 이용한 저해제 개발 동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BET bromodomain과 extra-terminal domain은 Myc 저해제 개발 분야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영역으로 Myc 발현을 표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시초는 BET bromodomain의 선택적 소분자 억제제인 JQ1이 예기치 않게 Myc의 발현을 감소시킨다는 발견에서 비롯되었다. JQ1은 다발성 골수종, 특히 myc과 관련된 유전자의 대형 super-enhancer로부터 bormodomain의 염색질 조절 인자 기능을 억제하는 것으로 다발성 골수종 및 버킷 림프종,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동물 모델에서 myc의 발현을 억제하여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JQ1의 효과가 발표되면서 많은 연구자와 제약회사들은 BET bromodomain 저해제 개발에 집중하게 되었고 JQ1에서 파생된 TEN-010을 포함하여 OXT015, i-BET-762와 같은 물질이 임상시험까지 진입하는 발 빠른 진행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 BET 저해제를 처리할 경우 이들 결합 부위에 돌연변이가 빠르게 발생하며 결과적으로 Myc 저해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몇 BET 억제제는 현재도 혈액암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정확히 보고되지 않고 있어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고 있다. 더군다나, BET 저해가 myc 뿐만 아니라 다른 유전자의 발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용납되는지, 그리고 그 투여량에서 myc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저해하는 지에 대한 정보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CDK7을 저해함으로써 neuroblastoma에서 myc의 전사 억제 효과를 보여 준 THZ1와 THZ2가 있지만, myc 발현에 대한 선택성이 확인된 바 없고 직접적인 전사 억제 보다는 다른 타겟에 의한 파생적인 전사 억제 효과일거라는 의견이 많다. 또한 Myc 단백질 발현을 방해하는 또 다른 접근 방법으로 translation 단계에 대한 억제가 있다. Myc의 translation은 mTOR signaling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의 활성을 조절하는 PI3K와 PTEN, AKT, Ras, Raf, MEK, ERK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경우에 Myc의 발현량을 조절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으나, 이는 직접적인 저해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bypass하거나 multikinase inhibitor가 그러하듯이 선택성이 없이 전반적인 단백질의 발현이 변화하는 것으로 실효성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Myc 단백질의 안정성을 낮추거나 활성화 억제, 핵 내 이동 억제 등의 접근 방법이 시도되었고 암세포 수준에서 POC는 확인되었으나 예상할 수 있듯이 Myc 특이적인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항암제 개발의 표적보다는 연구 측면에서 ‘cancer cell biology’를 이해하고 Myc 제어에 따른 현상 관측에 활용되고 있다.

4. Myc 저해제의 활용

4.1. 항암화학요법

앞서 서론에서 소개하였듯이 Myc은 전체 암의 70%에서 과발현 현상이 발견되고 있으며 20%에서는 직접적인 사망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그 어느 항암 표적보다도 저해제의 적용 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는데, 특히나 전이성이 높거나 약물 반응성이 낮고 기존 치료에 실패하여 재발한 경우에는 암의 진행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니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폐암의 경우, 임상에서 EGFR 또는 ALK mutation과 같이 뚜렷한 표적 치료제를 적용할 수 있는 환자는 불과 25%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환자에서는 Ras mutation, Myc overexpression 등과 같은 현상이 관측되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platinum 계열이나 gemcitabine과 같은 고전적인 화학요법 치료를 받고 있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폐암 중 치료가 가장 어렵다는 소세포 폐암의 경우 약 90% 정도까지 Myc 과발현이 확인되고 있으며, 폐암의 약 25%에서 발견되는 Ras mutation은 Myc 과발현과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BET 저해제가 혈액암을 중점적으로 겨냥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체 혈액암의 90% 정도에서 Myc의 과발현이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 PNAS에 보고된 논문에 따르면 대장암 병기 진행의 원인이 Myc의 과발현에 의한 암 특이적 대사의 유발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전립선암에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사망자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거세저항성(CRPC)으로 진행하는 과정에 Myc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남성호르몬의 수치가 거세 수준까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남성호르몬 수용체(androgen receptor: AR)가 과발현되면서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이 지속되는 현상에서 범인이 Myc의 과발현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암종에서 Myc의 과발현과 종양의 악성화 및 암의 급격한 진행이 관련되어 있음이 보고되고 있으며, Myc 저해제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암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4.2. 면역화학요법

그간 Myc은 암세포의 내재적인 영향을 통해 종양 발생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되어왔다. 그런데 2016년 Science지에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세포에서의 Myc 발현이 선천성 및 후천성 면역 이펙터 세포 및 면역 조절 사이토카인 모두에 대한 영향을 통해 종양 미세 환경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원인은 Myc이 immune checkpoint에 관여하는 CD47 및 PD-L1의 발현을 조절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 연구에 따르면 Myc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종양 유전자인 WNT/β-catenin 신호가 결국은 Myc을 통해 immune checkpoint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Myc의 과발현에 의해 면역 회피 현상을 나타내는 종양에서 Myc의 기능을 억제하면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고 종양을 사멸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종양 세포에서의 Myc 신호가 CD47 및 PD-L1의 과발현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종양 괴사를 유발하는 대식세포 및 수지상세포의 endocytosis는 CD47과 SIRPα의 상호 작용을 통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면역활성 자체가 부족하면 종양 미세환경에서 T 세포의 활성화나 침투가 부족한 반면, 면역 활성도가 높더라도 암세포에서 PD-L1이 발현되면 종양 미세환경 내에서 T 세포 기능을 직접적으로 억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 이와 유사한 연구 결과들이 속속 보고 되고 있는 상황이며, 기존의 PD-L1 또는 PD-1 항체를 통한 치료에서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낮은 반응 비율을 Myc 저해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오고 있다.

4.3. 생명연장의 불로장생약

2015년 브라운 대학(Brown University)의 연구자들이 셀(Cell)지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Myc이라는 단 하나의 유전자의 발현량을 줄임으로써 수명연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브라운 대학의 연구자들은 Myc 유전자가 하나만 있을 때 (Myc+/-)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했다. 이 유전자가 하나 없는 쥐는 예상하지 않았던 특이한 점을 보였는데, 일단은 대조군에 비해서 15% 정도 작게 자랐지만 평균 15% (암컷에서 20%, 수컷에서 10%)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에 의하면 실험군 쥐는 분명하게 정상 대조군 쥐에 비해서 세포노화가 늦춰지고 염증 수치도 낮으며 나이가 먹어도 골다공증과 같은 질환도 없이 더 건강했다고 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칼로리 제한이나 rapamycin을 사용해서 실험용 쥐의 수명을 연장시킨 사례는 있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많아서 이를 인간에서 적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가능성이 떨어지는 일이라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Myc 발현이 감소된 쥐는 성장이 느리고 작을 뿐이지 개체는 오히려 건강하게 생활이 가능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바로 임상에서 응용되지는 않겠지만 Myc 유전자와 이 유전자의 정확한 작동 메카니즘을 이해하면 노화방지뿐만 아니라 질병 치료에서 여러 가지로 응용될 여지가 크다고 언급했다. Myc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실험 결과에서처럼 골다공증의 발생을 줄인다든지, 혹은 다른 신체 장기의 기능을 더 오래 정상으로 유지시키는 일이 가능할 수도 있으며, 또 암의 증식을 막는데 유용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5. 맺음말

연구자들 사이에서 가장 개발하기 어려운 신약 중에 하나로 알려진 Myc 저해제 개발이 얼마나 빨리 성과를 거두게 될지 장담하기 힘들지만 앞으로 연구가 계속되어 Myc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적합한 저해제를 잘 이용하게 된다면 암치료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 전체에 많은 혜택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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